홋카이도 겨울 여행 (오타루 설경, 온천, 선자령)
홋카이도는 일본 전역에서도 연간 적설량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로, 특히 오타루 지역은 12월부터 3월까지 평균 적설량이 200cm가 넘습니다. 저도 처음 홋카이도를 찾았을 때 눈 쌓인 풍경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습니다. 와이프가 눈 내리는 겨울을 워낙 좋아해서 저도 자연스럽게 겨울 감성에 빠지게 됐는데, 그 이후로 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마다 홋카이도는 빠질 수 없는 코스가 되었습니다.
오타루 설경, 겨울 감성의 끝판왕
홋카이도에서도 오타루는 겨울철 설경으로 특히 유명한 곳입니다. 오타루 운하(小樽運河) 주변으로 펼쳐지는 눈 덮인 석조 건물들과 가스등 불빛이 어우러지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풍경이 연출 됩니다. 와이프는 이곳에서 영화 '러브레터'의 주인공처럼 눈밭에서 "오겡끼데스카(お元気ですか)!"라고 외치며 눈 쌓인 곳을 뛰어다녔는데,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러브레터 촬영지로도 알려진 오타루는 겨울철 관광객이 급증하는 지역입니다(출처: 오타루시 관광진흥실). 실제로 저희가 방문했을 때도 해외 관광객들이 눈 덮인 거리에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눈 내리는 풍경 하나 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저도 겨울 감성이란 게 단순히 추운 날씨를 즐기는 게 아니라, 눈이 만들어내는 고요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는 거라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오타루의 겨울철 평균 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하 10도 사이로, 체감온도는 더 낮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방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저는 방수 기능이 있는 겨울 등산화와 두꺼운 패딩을 챙겨갔습니다. 와이프는 눈 위를 걷다가 미끄러질까 봐 아이젠까지 준비했는데, 실제로 큰 도움이 됐습니다.
눈 내리는 온천, 환상적인 경험
홋카이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온천입니다. 홋카이도 노천탕에서 눈을 맞으며 즐기는 온천욕은 혈액순환과 피로회복에 탁월해서 저희 부부는 홋카이도에서 노천탕(露天風呂)을 즐겼는데, 따뜻한 온천에서 눈을 맞는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눈이 내리는 날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따뜻한 물속에 있는 제 몸과 차가운 공기가 만나면서 묘한 대비감이 느껴집니다. 창밖으로는 하얗게 눈이 소복이 쌓인 정원이 보이고, 하늘에서는 눈송이가 천천히 떨어지는 광경을 보고 있으니까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굳이 다른 관광 명소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온천에 몸을 담그고 눈 내리는 풍경만 봐도 충분히 힐링이 되더라고요.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보통 온천은 많은 사람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즐기지만, 저는 겨울 온천이 훨씬 더 특별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홋카이도처럼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겨울 온천이야말로 그 지역만의 고유한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와이프도 온천에서 나온 뒤 "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 싶다고 말했을 정도였습니다.
홋카이도에는 유명한 온천 지역이 여러 곳 있는데, 저희가 방문한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노보리베츠 온천: 홋카이도 대표 온천 지역으로, 9가지 온천수 성분을 자랑합니다.
- 조잔케이 온천: 삿포로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계곡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 하코다테 유노카와 온천: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으로 유명합니다.
홋카이도 오타루 vs 평창 선자령, 겨울 왕국을 만나는 두 가지 방법
혹시 겨울 눈 놀이라고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저는 홋카이도에서 눈을 실컷 즐기고 나서, 국내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선자령을 찾아갔습니다. 선자령은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해발 1,157m의 능선으로, 겨울철 설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이곳은 겨울에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3월 말까지도 녹지 않는 특징이 있어서, 늦겨울까지도 눈 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눈이 워낙 많이 쌓여서 사람 키보다 더 높게 쌓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자령은 등산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체력이 좋지 않은 와이프도 쉽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 도착해서 보온병에 담아온 뜨거운 물로 컵라면을 끓여 먹었는데, 와이프가 "이렇게 맛있는 라면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라면과 함께 먹었던 발열 도시락도 정말 최고의 점심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선자령의 가장 큰 매력은 하산할 때 썰매를 타고 내려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슬레딩(sledding)이란 눈 덮인 비탈을 썰매나 비닐을 이용해 미끄러져 내려오는 겨울 레저 활동을 말합니다. 저희는 미리 썰매를 준비해서 갔는데, 정상에서 하산하는 도중 눈이 많이 쌓인 구간에서 썰매를 타며 내려왔습니다. 와이프는 썰매를 타고 저는 비닐을 깔고 탔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바지가 다 젖는 줄도 모르고 탔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 | 한국 평창 (선자령) | |
| 주요 테마 | 감성 야경, 노천탕, 미식 여행 | 설꽃 산행, 눈썰매, 트레킹 |
| 준비물 | 여권, 돼지코, 방수 방한화 | 아이젠, 보온병, 비닐 썰매 |
| 추천 기간 | 1월 ~ 2월 중순 | 12월 ~ 2월 말 |
| 소요 비용 | 높음 (항공 및 숙박) | 낮음 (당일치기 가능) |
선자령도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되었던 홋카이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눈이 많이 내려서, 이곳에서도 와이프는 러브레터 흉내를 냈습니다. 저희 부부는 설원을 배경으로 눈 위에 누워서 오랜만에 하늘을 보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눈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세상이 온통 하얗고 조용해서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홋카이도든 선자령이든, 겨울 눈을 즐기는 방법은 결국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따뜻한 온천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눈 위를 걸으며 웃고 떠드는 시간이 주는 행복이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만약 겨울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홋카이도나 국내 설경 명소를 찾아 눈 내리는 풍경을 직접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3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