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폐업 급증 (물가, 관광객, 숙박업)

제주도 폐업 급증

지난 주말에 제주도를 다녀온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형, 제주도가 진짜 이상해요. 주말인데 사람이 없어요."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SNS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니 평일 오전처럼 한산한 거리가 그대로 보였습니다. 저도 몇 달 전에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그때도 이미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7.6% 감소했고, 특히 농어촌 민박을 중심으로 올해만 248곳이 휴업·폐업했다고 합니다.

제주도 물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수준

제주도 여행에서 제일 먼저 체감하는 건 역시 음식 가격입니다. 저도 작년에 제주도에서 고기국수를 먹으려고 메뉴판을 봤다가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 그릇에 15,000원이 넘는 가격표를 보면서 '이 정도면 서울 강남에서도 괜찮은 국수를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지역에서는 국수 한 그릇이 7,000원에서 8,000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고, 솔직히 그 가격도 요즘 사람들은 부담스러워합니다.

제가 직접 겪었던 일 중에 가장 황당했던 건 성게 미역국이었습니다. 메뉴판에 15,000원이라고 적혀 있어서 '제주도 특산물이니까 성게가 제법 들어가겠지' 라고 기대했는데, 막상 나온 미역국을 보니 성게는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정도로 적었습니다.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이 먹긴 했지만, 먹는 내내 비싼 가격만 생각났습니다. 갈치 정식은 더 심각합니다. 1인분에 거의 80,000원에 가까운 가격이 책정되어 있어서, 먹고 싶어도 선뜻 주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런 가격 거품 현상(price bubble)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비롯됩니다. 가격 거품이란 실제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코로나19 시기 동안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제주도로 관광객이 몰렸고, 당시 상인들은 높은 가격을 책정해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지금도 그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제주도 음식값은 다음과 같은 수준입니다.

  1. 고기국수: 15,000원 이상 (타 지역 대비 약 2배)
  2. 성게 미역국: 15,000원 (성게 함량 극소)
  3. 갈치정식: 80,000원 내외 (1인분 기준)
  4. 일반 식당 식사: 평균 20,000원 이상

관광객 발길이 끊긴 제주도의 현실

제주도에서 웨이팅(waiting)으로 유명했던 맛집들이 이제는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웨이팅이란 인기 식당이나 카페에 입장하기 위해 순번을 기다리는 것을 말하는데, 제주도에서는 주말이면 1시간 이상 기다리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주말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다녀온 여행객이 "웨이팅을 거의 안 했다"며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곳들도 북적대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제주관광협회 통계를 보면 상황이 더 명확해집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약 59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9만 명이 감소했습니다(출처: 여행톡톡). 월별로 보면 2월이 13.2% 감소로 가장 큰 폭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매달 5~10%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일본 여행객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람들이 "같은 돈이면 일본이나 동남아로 간다"는 말이 단순한 푸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제주도 여행 후 일본 여행을 다녀왔는데, 솔직히 비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일본이 환율을 고려해도 가성비가 더 좋았습니다. 제주도 3박 4일 여행에 렌터카, 숙박, 식비를 합치면 1인당 70만 원은 기본이고, 좀 제대로 먹고 자려면 100만 원도 훌쩍 넘어갑니다. 반면 일본 오사카나 후쿠오카는 항공권 포함해도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저렴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숙박업계 줄도산, 제주도 관광업의 위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제주도에서 휴업·폐업한 숙박시설이 248곳에 달합니다. 전년 동기 6곳과 비교하면 무려 41배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농어촌 민박이 219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시기 호황을 기대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던 곳들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입니다. 저도 제주도 여행 중에 민박을 알아봤는데, 평일인데도 1박에 15만 원을 호가하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시설도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렌터카 업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예전에는 제주도 렌터카가 저렴하기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서울에서 렌터카 빌리는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성수기에는 소형차도 하루에 7만 원이 넘는 경우가 많고, 주말 예약은 더 어렵습니다. 제가 지난번에 제주도 갈 때는 한 달 전에 예약했는데도 원하는 차종을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도산(倒產)이란 기업이나 개인 사업자가 채무를 갚지 못해 사업을 중단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제주도 관광업계는 지금 이 도산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 제주도 음식점 사장님은 "이대로 가다가는 제주도 전체가 도산할 지경"이라며 심각성을 토로했습니다. 문제는 관광업만이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관광객이 줄면 음식점, 숙박업, 렌터카, 기념품 가게 등 연관 산업이 모두 타격을 받고, 이는 결국 지역 주민들의 생계 문제로 이어집니다.

제주도가 이렇게 된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상인들의 경각심 부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관광객이 줄고 있는데도 가격을 내리지 않고, 서비스 개선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가지 요금'이라는 오명이 붙은 것도 이런 태도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주도 여행 커뮤니티를 보면 "가격은 비싼데 친절하지도 않다"는 불만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다시 사랑 받는 관광지가 되려면, 지금이라도 가격 정상화와 서비스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만이 아니라, 제주도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관광객을 진심으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저도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편하게 제주도를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제주도 관광업계가 보여주는 모습은, 결국 단기적인 이익을 쫓다가 장기적인 신뢰를 잃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회복은 어려울 것입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5586

제주도여행, 제주도물가, 제주도폐업, 제주도관광, 제주도숙박, 국내여행, 제주도근황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울릉도 관광 현실 (비계 삼겹살, 여객선 운항, 진짜 매력)

비행기 더러운 곳 (테이블, 좌석 포켓, 화장실 버튼)

정선 스키장 사고 (안전관리, 응급대응, 시설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