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바가지 (돈키호테, 이자카야, 숙박 거부)
일본 여행을 하면 바가지 요금이나 호텔의 숙박거부를 누구나 한 번쯤 당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솔직히 뉴스로만 봤을 때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싶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수법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024년 1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3명 중 1명이 한국인일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본 여행 열기는 뜨겁지만, 그만큼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돈키호테 영수증 사기, 생각보다 흔합니다
일본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돈키호테는 각종 생활용품과 간식을 면세 혜택으로 구매할 수 있는 드럭스토어 입니다. 제 와이프와 저도 일본 갈 때마다 들르는 곳인데, 최근 들어서는 이곳에서 영수증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사지도 않은 물건이 영수증에 찍히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여행객은 돈키호테에서 쇼핑 후 계산대를 지나면서 금액이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구매하지도 않은 바세린이 품목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수법을 '영수증 사기(Receipt Fraud)'라고 부릅니다. 영수증 사기란 판매자가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은 물품을 영수증에 추가하거나 수량을 부풀려 기재하는 불법 행위를 뜻합니다. 또 다른 피해 사례로는 포장 과정에서 일부러 물건을 빼고 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도 지난 여행에서 돈키호테를 방문했을 때 장바구니에 담은 물건의 개수를 일부러 세어뒀습니다. 계산 후 영수증을 그 자리에서 바로 대조해보니 다행히 문제는 없었지만, 이런 확인 과정 자체가 여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키더군요. 일본 여행 경험이 많은 분들은 물건의 총 개수를 미리 기억해두거나, 품목 개수를 일정하게 맞춰서 구매하는 방법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이자카야 자릿세, 도심지일수록 조심하세요
일본 음식점에서 발생하는 바가지 요금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이 바로 '자릿세(席料, Seat Charge)' 문제입니다. 자릿세란 손님이 식당 좌석에 앉는 것만으로도 부과되는 추가 요금을 의미하는데, 일본에서는 이를 '오토시(お通し)' 또는 '차지(チャージ)'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이 비용이 메뉴판에 명시되지 않은 채 계산서에만 갑자기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2024년 1월에는 도쿄 신주쿠의 이자카야 '토리도리'가 한국 관광객들에게 터무니없는 바가지 요금을 씌운 사실이 드러나 사장과 호객꾼 1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 가게는 유명 닭꼬치 체인점 '토리키조쿠'의 계열사인 것처럼 속여 관광객을 유인한 뒤, 좌석비용과 주말요금 등 각종 명목으로 추가 요금을 청구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8만원어치를 주문했는데 나갈 때는 13만원을 요구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런 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음식점을 선택할 때 다음과 같은 기준을 세웠습니다:
- 선불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음식점 우선 방문
- 도심지보다는 외곽의 작은 음식점 선호
- 프랜차이즈 체인점(맥도날드, KFC 등) 적극 활용
- 이자카야 방문 시 입구에서 요금 안내문 사진 촬영
실제로 도심지에서 벗어난 작은 음식점들이 오히려 더 친절하고 맛도 좋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일본 음식이 특별히 입맛에 맞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바가지 걱정 없는 대중적인 프랜차이즈를 주로 이용했던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어 못하면 숙박 거부와 수기 영수증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최근 한국인 유튜버가 일본 캡슐 호텔에서 '일본어를 할 줄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숙박을 거부당한 사건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미 예약을 완료하고 승인 메일까지 받은 상태였지만, 체크인 과정에서 직원이 일본어 구사 여부를 확인한 뒤 "일본어와 풍습을 모르면 숙박할 수 없다"며 입실을 막았습니다. 이러한 행위를 '언어 기반 차별(Language-based Discrimination)'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특정 언어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차별적 관행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호텔 측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며 "직원 교육이 부족해 부적절한 응대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불쾌한 경험을 한 뒤였습니다. 일본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일본어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의사소통하거나 번역기를 활용하면 충분한데, 일본인들이 일본어만 고집한다고 해서 외국 관광객들이 일본어를 배워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저희가 일본에서 숙박할 때도 비슷한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체크인하는 과정에서 옆에 있던 한국인 여행객들이 일본어를 전혀 못해서 당황하는 모습을 봤는데, 저희가 기본적인 일본어 인사말과 주문 방법을 알고 있어서 도움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외국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서 너무 반가워서 도움을 드렸고, 그분들도 우리가 한국 사람인걸 알고 너무 반가워 했고, 저희가 도움을 드려서 너무 고마워 했었습니다.
외국에서 만나는 한국 사람은 정말 반가웠지만, 동시에 '일본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이 분들이 숙박을 거부당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습니다.
한국인을 외국에서 만난다는 것도 인연이라서 그날 저녁 그 분들과 같이 맥주를 한잔 하면서 일본 여행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난다는 것처럼 반가운 일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 이자카야 같은 음식점에서는 아직도 손으로 직접 쓰는 수기
영수증(手書き領収書, Handwritten Receipt)을 사용하는 곳이 많습니다. 수기
영수증이란 POS 시스템 없이 직원이
직접 종이에 금액을 기재하는 방식의 영수증을
뜻하는데, 이 경우 금액 조작이나 누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실제로 한 한국인 여행객은 도쿄 아사쿠사의 한 이자카야에서 음료 9잔과 안주 3개를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상 총 금액은 약 3,000엔(약 26,000원) 정도였는데, 사장이 16,000엔(약 14만원)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일행 중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영수증을 확인하고 경찰을 부른 끝에, 원래 금액보다 4,500엔(약 4만원)이 더 청구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사장이 팔짱을 끼고 담배를 피우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런 일을 예방하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첫째, 주문 전 메뉴판을 사진으로 찍어둡니다. 둘째, 주문한 메뉴와 가격을 메모하거나 휴대폰에 기록합니다. 셋째, 계산 직후 영수증을 받아 즉시 대조해봅니다. 넷째,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자리를 뜨기 전에 반드시 따져봅니다. 일본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출처: 일본 관광청) 2023년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출이 5조 3000억엔을 기록했는데, 이처럼 늘어난 관광 수요만큼 바가지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본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어찌 보면 일본에 돈을 쓰러 온 손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손님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이 글로벌 시대에 맞지 않는 배타적 태도를 고집한다면, SNS로 소문이 퍼지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에 결국 일본 관광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일본의 자연환경이 좋아서 자주 가는 편이지만, 이런 불쾌한 경험들이 쌓이면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일본 사회 스스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4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