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지연 보상 (기체결함, 승객권리, 항공사 책임)

비행기 지연 보상

저희 부부가 제주도 여행을 떠나려던 날, 김포공항에서 12시간을 꼼짝없이 발이 묶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주차장 예약 시 차량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주차장 입구에서 차단봉이 올라가지 않았고, 우왕좌왕하다 보니 새벽 6시 비행기를 놓쳤습니다. 결국 저녁 6시 비행기를 겨우 구해서 탔지만, 그 12시간 동안 공항 의자에 앉아 기다리며 느낀 감정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최근 티웨이항공의 11시간 지연 사태를 보면서, 제 경험과 겹쳐 보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기체결함으로 인한 11시간 지연, 승객들의 분노

2024년 6월 13일 정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었던 티웨이항공 오사카행 항공편이 밤 11시 4분에야 출발했습니다. 기체결함(aircraft defect)을 이유로 11시간 이상 지연된 것인데요. 여기서 기체결함이란 항공기의 기계적 문제나 안전상의 이유로 정상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합니다. 승객 입장에서는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걸 이해하면서도, 막상 공항에 갇혀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탑승 예정이었던 310명의 승객 중 204명이 결국 탑승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이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제가 김포공항에서 12시간을 기다릴 때도 느꼈지만, 공항이라는 공간은 생각보다 머물기 불편한 곳입니다. 앉을 자리도 마땅치 않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무엇보다 '언제 출발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장 큽니다. 실제로 이번 사태에서 한 승객이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쓰러지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합니다.

티웨이 측은 11시 30분경 첫 지연 안내를 했고, 이후 수차례 출발 불가 통보를 반복했습니다. 저희도 비행기를 놓치고 나서 여러 항공사에 전화를 돌렸는데, 좌석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답답함과 무력감은 겪어본 사람만 압니다. 승객들은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항공사의 안내만 믿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우리 부부도 첫 여행을 하는데 공항에서 발이 묶이는 불상사가 생길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입니다. 우리가 제주도 여행을 하기 위해 김포공항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12시간 정도 공항에 발이 묶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주차장 예약을 할때 차량 번호를 입력할때 와이프가 차량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주차장에 차를 입고할때 차단봉이 올라가지 않아서 시간을 엄청 지체 했었습니다. 비행기 탑승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시간은 촉박한 상태였습니다. 새벽 시간이라 주차장 관리하시는 분이 출근을 안한 상태라서 전화 연결도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참을 해메고 있다가 차량번호를 잘못 입력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차량번호 수정후 주차를 하고 공항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비행기는 제주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한마디로 비행기를 놓친 것이었습니다. 

지연 보상의 현실, 승객권리

항공기 지연보상(flight delay compensation)은 항공사가 승객에게 지급하는 금전적·비금전적 보상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는 항공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항공사가 지연 보상을 해야 하지만, 기체결함의 경우 '불가항력'으로 분류되어 보상 의무가 면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티웨이 사태에서도 항공사는 처음에 보상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었다가, 승객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뒤늦게 보상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티웨이가 제시한 보상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탑승 포기 승객(204명): 왕복 항공권 전액 환불 + 편도 항공권 20% 수준 금액 지급
  2. 탑승한 승객(106명): 그룹당 10만 원의 택시비 추가 지급

문제는 이 보상이 실제 피해를 전혀 커버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오사카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1시경인데, 공항에서 숙소까지 택시비가 1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예약한 호텔에 체크인도 못하고 돈만 날린 승객들의 피해는 택시비 10만 원으로 보상될 수 없습니다. 저희도 비행기를 놓쳤을 때 렌트카 업체, 호텔, 여행 일정이 모두 꼬이면서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항공운송사업 약관(출처: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사는 지연 시 식사 제공, 통신 수단 제공, 숙박 제공 등의 편의를 제공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2년 9월에도 티웨이 하네다발 인천행 항공편이 7시간 지연됐을 때, 기내에서 물 한 잔도 제공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저는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항공사가 승객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가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놓쳤지만 항공사 측에서는 표가 환불이 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다행이었죠. 그래서 다음 비행기를 예약하는데 비행기 좌석이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는 급하게 다른 항공사에 연락을 해서 좌석을 찾는데 이번에도 좌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곳 저곳을 찾다가 겨우 저녁 6시에 비행기를 탈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타려고 했던 비행기 시간은 새벽 6시 비행기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꼼짝없이 공항에서 12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첫 여행이 시작부터 임팩트가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것은 공항측의 잘못으로 비행 시간이 지연된 것이 아니라 솔직히 우리의 실수로 인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와이프도 자신이 입력을 잘못한 것에 대해 미안해 하고 있어서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더 좋은 기억을 남기려고 늦게 출발한 여행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여행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의 잘못이기 때문에 항공사의 보상 대신 제가 와이프에게 더 알찬 여행으로 보상을 해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개인의 손해, 항공사 책임은 어디까지 인가

항공기 지연으로 인한 파생 피해(consequential damages)는 단순히 비행기 표 값을 훨씬 넘어섭니다. 파생 피해란 직접적인 손해 외에 추가로 발생하는 간접 손해를 뜻하는데, 항공 지연의 경우 호텔 예약 취소, 렌트카 대기료, 다음 일정 차질, 업무상 손해 등이 여기 해당합니다. 저희가 김포공항에서 12시간을 기다릴 때도, 제주도 렌트카 업체에 연락해서 늦어진다고 양해를 구했고, 호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행히 업체들이 이해를 해줬지만, 만약 취소 수수료가 발생했다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저희 몫이었을 겁니다.

문제는 항공사와 개인 승객 사이의 힘의 불균형입니다. 대기업인 항공사를 상대로 개인이 소송을 걸거나 제대로 된 보상을 받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희처럼 본인 실수로 비행기를 놓친 경우는 당연히 보상을 기대할 수 없지만, 기체결함 처럼 항공사 측 사유로 지연된 경우에도 승객들은 턱없이 적은 보상만 받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소비자원(출처: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항공 지연 관련 소비자 피해 상담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구제율은 50%를 밑돈다고 합니다.

승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시간은 돈입니다. 저는 공항에서 12시간을 기다리면서, 그 시간 동안 할 수 있었던 일들을 떠올렸습니다. 제주도에서 보낼 수 있었던 반나절, 처음 가보려던 맛집, 예약했던 액티비티까지 모두 날아갔습니다. 물론 저희는 본인 실수였기 때문에 와이프를 탓하지 않고 더 알찬 여행으로 만회하려 노력했지만, 항공사 때문에 이런 일을 겪었다면 분명 다른 감정이었을 겁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기관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공사가 터무니없는 보상안을 내놓았을 때, 이를 제대로 심사하고 승객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럽연합(EU)의 EC 261 규정처럼, 명확한 보상 기준과 강제력 있는 제도가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히 사과 한 마디와 형식적인 보상으로 끝낼 게 아니라, 승객이 실제로 입은 피해를 제대로 보전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항공사를 믿고 표를 끊는 승객들에게, 최소한의 권리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저처럼 본인 실수로 비행기를 놓친 경우에도 다음 비행기를 찾느라 하루를 날렸는데, 항공사 잘못으로 11시간을 기다린 승객들은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이번 티웨이 사태가 단순히 한 항공사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업계 전체가 승객 권리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5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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