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광 위기 (흑돼지 삼겹살, 내국인 이탈, 혁신)

흑돼지 삼겹살

2024년 들어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7.8%나 줄었습니다. 제주∼김포 항공편도 2022년 대비 16.4%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저도 올해 초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솔직히 성산일출봉 앞 삼겹살집에서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인분에 9만원이라는 가격표를 보고 와이프와 서로 눈만 마주쳤던 기억이 납니다.

흑돼지가 특별하다는 건 알지만, 막상 지갑을 열려니 손이 떨리더군요. 제주도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흑돼지 삼겹살 비계 논란보다 심각한 것

울릉도에 이어 제주도에서도 비계 삼겹살 논란이 터졌습니다. 98% 비계로 채운 삼겹살을 관광객에게 팔았다는 보도가 나온 뒤, 제주도 음식점들에 대한 불신이 커졌습니다. 저는 다행히 비계 덩어리를 받지는 않았지만, 가격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성산일출봉 인근 삼겹살집에서 흑돼지 2인분을 주문했는데 9만원이 나왔습니다. 제주도에 와서 와이프가 흑돼지를 꼭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간 곳이었는데, 메뉴판을 보자마자 둘 다 말문이 막혔습니다. 관광지 프리미엄(premium)이라는 게 있다는 건 알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이 정도로 비싸게 팔면 과연 누가 사 먹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리미엄이란 같은 상품이라도 특정 지역이나 브랜드에서 더 비싼 가격을 받는 것을 뜻하는데 이건 비싸도 너무 비싸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먹긴 먹었지만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을 때마다 계산기가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와이프와 저는 2인분으로는 부족해서 1인분을 추가했고, 최종 계산서는 14만원이었습니다. 서울에서는 같은 돈으로 세 번은 먹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옆 테이블 손님들도 먹으면서 가격 얘기만 하더군요. "제주도 물가 진짜 심하다"는 말이 계속 들렸습니다.

내국인 관광객 이탈, 숫자로 보는 현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출처: 한국공항공사)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제주∼김포 노선 운항 편수는 6만1096편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 7만3111편보다 1만2015편이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항공사들이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좌석을 국제선으로 돌렸기 때문입니다.

제주도관광협회 자료를 보면 2023년 제주 방문 관광객은 1337만529명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습니다. 특히 내국인 감소세가 뚜렷합니다. 2024년 초 기준 내국인 관광객은 500만927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만4220명(7.8%)이나 줄었습니다.

제가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느낀 건, 이 숫자들이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SNS에서도 "제주도 갈 돈으로 일본 가겠다"는 댓글을 수없이 봤습니다.  우리가 제주도 관광하면서 재래시장도 가 봤는데 제주도는 재래시장도 가격이 높게 형성이 되어있는걸 봤습니다. 와이프가 과일을 좋아하서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시장에 들러서 과일을 사려고 했다가 나무 비싸서 과일 사는것을 포기했었습니다. 만약 제주도 물가가 계속 이런식으로 높다면 다음 여행지를 고민할 때 제주도는 후순위로 밀려날 것입니다. 비용 대비 만족도(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1. 제주∼김포 항공편 2022년 대비 16.4% 감소 (1만2015편 감소)
  2. 2023년 총 관광객 전년 대비 3.7% 감소
  3. 2024년 초 내국인 관광객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
  4. 항공권 가격 상승 및 좌석 부족 현상 심화

제주도 물가는 이제 국내 여행지 수준이 아닙니다. 저는 제주도에 대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맑은 공기, 푸른 바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한 달 정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숙박비, 식비, 교통비 모든 게 서울보다 비쌌습니다.

특히 관광지 인근 음식점들의 가격 책정 방식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흑돼지라는 이름만 붙으면 무조건 고가 전략을 쓰는 식입니다. 저는 관광업 종사자들이 단기 수익에만 집중한 결과라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방식은 관광객 이탈을 부추길 뿐입니다.

제주도는 2박 3일 투숙객에게 전기료 36만원을 청구한 에어비앤비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런 바가지 요금 사례들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제주도 이미지는 추락했습니다. 저 역시 제주도 뉴스가 나올 때마다 귀를 기울이는 편인데, 대부분 비싼 물가와 바가지 요금 얘기뿐입니다.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요즘 소비자들에게 제주도는 매력을 잃었습니다. 같은 돈이면 일본이나 동남아로 가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난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제주도가 한때는 국내 최고 관광지였지만, 지금은 '사람 살기 힘든 곳'이라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제주도 시민들은 과연 이런 비싼 물가에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제주관광 혁신, 실효성은 있을까

제주도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제주관광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제주지사와 민간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아 관광 품질 관리와 만족도 향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관광서비스센터'를 설치해 관광객 불편 사항을 접수하고 해결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빅데이터 기반 관광 물가 지수 개발, 숙박업·음식점 실태조사, 계도·단속 활동도 예정돼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2024년 11월까지 가격 및 서비스 점검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한 대책입니다.

하지만 저는 실효성에 회의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의 인식 변화인데, 이미 박힌 이미지를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 번 실망한 관광객은 쉽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운영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주도는 자연환경과 관광 자원 만큼은 세계적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를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단기 수익에 급급한 업주들, 관광객을 호갱으로 보는 시각, 이런 것들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실패할 겁니다. 관광객 유치 캠페인보다 먼저 필요한 건 신뢰 회복입니다.

제주도가 다시 사랑 받는 관광지가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겁니다. 저도 다시 제주도를 찾고 싶지만, 지금 상태로는 망설여집니다. 직접 제주도에서 음식을 먹어보고, 물건을 구매해 보니까 너무 가성비가 떨어지는 여행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격은 합리적으로, 서비스는 정직하게 운영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될 거라고 봅니다. 제주도 관광업계가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내길 바랍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결국 현장에서 관광객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제주도의 미래도 밝아질 것입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5283 https://www.airport.co.kr/www/extra/stats/timeSeriesStats/list.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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