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포장마차촌 철거 (역사, 무단점거, 공영주차장)

해운대 포장마차 음식

2024년 6월 24일, 60년 역사의 해운대 바다마을 포장마차촌이 완전히 철거되었습니다. 한때 70개 점포가 성업했던 이곳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징이자 영화인들의 사랑방이었지만, 결국 사유지 무단점거와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저 역시 부산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 이곳을 자주 찾았던 기억이 있어서, 철거 소식을 듣고 착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60년 역사와 영화제의 명물

해운대 포장마차촌은 1960년대부터 시작해 1980년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2001년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대적인 정비가 이뤄지면서 해운대 해변로 236 일원에 집결했고,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의 뒤풀이 장소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홍콩 배우 탕웨이가 2015년 영화제 개막식 리셉션 대신 이곳에서 술잔을 기울인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었죠.

배우 장동건은 2017년 인터뷰에서 "약속 없이도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며 포장마차촌을 부산국제영화제의 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포장마차는 서민적이고 투박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곳은 단순히 술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인생 상담소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회사 동료들과 퇴근 후 이곳을 자주 찾았는데, 혼자 가더라도 포장마차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며 회사 고민이나 인생 문제를 털어놓곤 했습니다.

포장마차 사장님은 과거 회사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서 저의 월급 인상 문제나 직장 내 갈등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회사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사장님이 직접 겪은 사례를 들려주시며 해결책을 제시해 주셨는데, 그 덕분에 저는 협상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분의 삶의 경험과 통찰은 제게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혼자 술을 마시지는 않지만 이 포장마차는 혼자서 술을 자주 마시러 갔었던 기억이 잇습니다. 혼자 포장마차를 가더라도 항상 사장님과 대화를 나눌수 있었고, 회사문제 뿐만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저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저에게는 포장마차가 아니라 인생 상담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가끔은 사장님과 같이 술 한잔 할때 저에게 항상 인생에 대해서 말씀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포장마차를 하고 있지만 과거 본인이 사업을 하던 시절 이야기를 해주시고 그 이야기를 듣고 저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무단점거와 식품위생법 위반 논란

저는 부산 포장마차촌의 철거를 반대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철거를 한다고 하면 생계를 유지하면서 포장마차를 해오던 사람들은 어디를 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이곳은 인기 만큼이나 문제도 많았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사유지 무단점거(無斷占據) 였습니다. 무단점거란 소유자의 허락 없이 타인의 땅이나 건물을 점유하는 행위를 뜻하는데, 포장마차촌 대부분이 이에 해당했습니다. 이로 인해 포장마차 상인들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고, 정식 사업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영업을 이어갔습니다.

추가로 소음 민원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매일 저녁 취객들의 고성과 음악 소리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했고, 위생 상태도 불량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결정적으로 2021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이 접수되면서 포장마차촌은 본격적인 철거 수순을 밟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불법 시설물은 즉시 철거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해운대구는 상인들과 협의해 2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었습니다. 원래 유예기간은 2024년 1월 31일이었지만 상인들의 항의로 6월 24일까지 연장되었고, 최종적으로 행정대집행 예고와 함께 철거가 확정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결정이 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는 포장마차촌 철거에 대해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수십 년간 생계를 유지해 온 상인들에게 대책 없이 떠나라는 것은 가혹해 보였습니다. 특히 제가 친하게 지내던 사장님도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이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는 포장마차 상인들의 편도, 지역 주민들의 편도 들어줄 수 없었습니다. 양쪽 모두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 사유지 무단점거로 인한 법적 문제와 세금 탈루
  2. 취객 소음으로 인한 인근 주민 민원 증가
  3. 위생 불량 및 식품위생법 위반 고발
  4. 2년 6개월 유예 끝에 2024년 6월 24일 최종 철거

공영주차장으로 재탄생, 그 후

현재 포장마차촌이 있던 자리는 공영주차장(公營駐車場)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공영주차장이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주차 시설로, 민영 주차장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주민과 관광객에게 주차 공간을 제공합니다. 해운대구는 장기적으로 이 공간을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복합 공간으로 재개발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철거 직전 와이프와 부산 여행을 하다가 이곳에 들렀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포장마차촌은 낡고 비닐이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철거가 확정되어서 새로 정비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이 포장마차는 사장님이 처음 오픈 할 때부터 지켜온 곳이라, 그분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바가지 장사가 너무 심했다, 안 했으면 민원 없었을 듯"이라는 비판과 함께 "랍스터 안 먹으면 눈치 주는 영업 이제는 안 봐도 된다"는 속 시원한 반응도 많았습니다. 반면 "20년 넘게 영업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성원에 감사를 표하는 상인들의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제 생각엔 양쪽 모두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부산을 떠나 다른 지역에 살고 있지만, 포장마차촌 철거 소식을 듣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예전에 장사를 하시던 분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삶을 살고 계실 겁니다. 그때 저와 친했던 사장님은 아직도 저와 만나고 있습니다. 가끔 저에게 밥도 잘 사주는 정말 친한 형이 되었습니다. 

해운대 포장마차촌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곳에서 나눈 대화와 경험은 여전히 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그 자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하지만, 한편으론 옛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씁쓸한 감정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부산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지금은 공영 주차장으로 바뀐 그곳을 한번 둘러보시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당사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법과 질서가 지켜지는 방향으로 해결된 것 같습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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