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관광지 실망 후기 (전주한옥마을, 김포라베니체, 아산지중해마을)

이색 관광지 전주한옥마을

 솔직히 저는 이색 관광지라는 말에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와이프와 함께 '한국 속 유럽', '전통의 멋'을 느낄 수 있다는 몇몇 유명 관광지를 직접 다녀왔는데,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상당했습니다. 특히 SNS에서 보던 예쁜 사진들과 달리 실제로 가보니 상업화와 관리 부실로 본래의 매력을 잃어버린 곳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세 곳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전주한옥마을, 고즈넉함은 어디로 갔나

전주한옥마을은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저도 와이프와 함께 한옥의 담장과 지붕에서 느껴지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기대하며 방문했습니다. 실제로 한옥 건축물 자체는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콘트리트의 현대식 건축물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한옥의 곡선미와 처마의 우아함이 있었죠. 

하지만 문제는 관람객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쁜 담장을 발견해서 인생 사진 한 장 찍으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관광객 밀도(tourist density)가 너무 높아서 여유로운 산책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너무 많어서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한옥을 구경하러 온 것인지, 사람을 구경하러 온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 뒤에 줄을서서 걸어 가는게 전부였던것 같습니다. 

더 당황스러웠던 건 상가 구성이었습니다. 한옥마을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각종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이 가득했는데, 이곳이 한국인지 태국인지 중국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이질적인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문화관광부 자료에 따르면(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전통 관광지의 상업화는 방문객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복 대여료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2시간 기준으로 3만 원에서 5만 원까지 하는데, 학생들이나 젊은 커플들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결국 저희는 한복을 빌리지 않고 그냥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주차 문제도 심각했습니다. 주변에 주차할 곳이 거의 없어서 한참을 헤맸고, 결국 복잡한 한옥마을을 벗어나 서울 은평 한옥마을로 이동해서 북한산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으로 여행을 마무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은평 한옥마을은 저녁시간이 되니까 오히려 여유로웠고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예쁜 한옥 담장을 배경삼아 사진찍기 좋았습니다.

김포 라베니체, 텅 빈 베네치아의 슬픔

김포 라베니체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만든 복합 상업시설입니다. 수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유럽풍 건물들이 이색적인 풍경을 자랑한다고 해서 기대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방문했을 때는 공실률(vacancy rate)이 60%를 넘는 상황이었습니다. 상가의 공실이 몇 개만 비어있는 상태로 지속이 되면 주변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수로를 따라 걸으며 베네치아의 낭만을 느껴보려 했지만, 곳곳에 붙어있는 '임대 문의' 안내문만 보이더군요. 저는 이 광경을 보면서 경기 침체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분명 많은 사람들이 찾았을 텐데, 지나친 상업화와 특색 부재로 인해 방문객이 급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어있는 상가로 인해서 도심지가 썰렁해 보이고 관광객들이 너무 없어서 저도 발길을 돌려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주차 문제도 큰 불편함이었습니다. 위치 특성상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으로 방문해야 하는 곳인데, 막상 가보니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주차장을 찾느라 시간을 다 보내고, 결국 갓길에 차를 대놓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볼 것도 없는데 주정차 위반 고지서만 받았다"는 후기가 많이 보였는데,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1. 공실률 60% 이상으로 텅 빈 상가들
  2. 부족한 주차 시설로 인한 주차난
  3. 베네치아 컨셉은 있지만 콘텐츠는 없는 공간

아산 지중해마을, 그리스풍 원룸촌의 현실

아산 지중해마을은 정식 명칭이 '블루 크리스털 빌리지'로, 그리스 산토리니를 모티브로 만든 곳입니다. 흰색 건물에 파란 지붕이 인상적이었고 건물은 잘 만들었지만, 실제로 가보니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룸 단지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건축 양식(architectural style)은 분명 지중해풍이었지만, 테마파크가 아닌 주거 단지의 모습이 더 강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에 볼거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관광객이 즐길 거리도 없고, 아무 의미없이 지중해마을의 건물만 있는 곳이었습니다.

예전에는 1층에 식당, 액세서리 가게, 옷가게 등이 운영됐다고 하는데, 제가 방문했을 때는 대부분 폐업 상태였습니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관광객도 거의 보이지 않았고, 군데군데 페인트가 벗겨진 건물들이 유럽 폐촌을 연상시켰습니다. 이렇게 큰 규모로 마을을 조성하려면 엄청난 투자비용이 들어갔을 텐데, 관광 콘텐츠 기획이 부재한 채 건물만 지어놓은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국토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출처: 국토연구원) 지역 관광 개발은 단순한 건축물 조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콘텐츠 개발이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아산 지중해마을은 바로 이 부분에서 실패한 사례로 보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지중해 냉면, 지중해 갈비 같은 난잡한 간판들만 보였다"는 후기도 있었는데, 컨셉과 실제 운영 사이의 괴리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방문전 고려해야 하는 이색 관광지 체크리스트

  • 상업성: 고유의 먹거리 대신 외국의 길거리 음식이 점령했는가?
  • 콘텐츠: 사진 찍는것 외에 또 다른 체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인프라: 관광지 주변에 주차시설과 펀의시설은 충분한가 ?
  • 지속성: 공실로 인해 비어있는 상가는 많지 않는가?

제가 직접 세 곳을 다녀보면서 느낀 건, 지역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은 좋지만 명확한 계획 없이 건물만 지어놓는 식의 접근은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주로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이 사람들의 발길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 체험, 숲속 체험, 혹은 역사와 문화가 연계된 관광지가 장기적으로 더 지속 가능합니다. 이런 관광상품이 사람들의 관심을 더 가질수 있는 요소가 될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인위적인 건축물보다는 힐링과 쉼을 주제로 한 관광지가 더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복궁이나 광화문처럼 문화재와 연계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더 현명해 보입니다. 지방에도 충분히 훌륭한 문화재가 많기 때문에 그것과 연결해서 개발할 여지가 많습니다. 단순히 외국 풍경을 흉내 내는 것보다, 우리만의 고유한 매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관광지가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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