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수영장 추가요금 (국내 유료화, 해외 무료, 소비자 불만)
서울 신라호텔의 야외 수영장 이용료는 성인 1인 기준 12만원입니다. 투숙객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반얀트리는 8만 3,500원, 몬드리안은 8만원을 별도로 받고 있습니다. 저도 지난겨울 강원도 호텔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예약 당시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사우나 추가요금 1만 5,000원을 현장에서 요구 받았습니다. 해외 유명 호텔들은 투숙객에게 수영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국내 호텔업계의 이런 관행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국내 호텔 수영장 유료화 확산, 코로나 이후 본격화
국내 특급 호텔들이 야외 수영장과 사우나 같은 부대시설에 추가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건 코로나19 전후입니다. 2020~2021년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영장 이용 인원이 제한되면서, 호텔들은 3~4부제로 시간을 나눠 운영했습니다. 당시에는 '무제한 이용' 혜택을 내세운 고가 패키지 상품이 등장했고, 2022년부터는 아예 수영장 이용권을 유료로 전환하거나 기존 요금을 인상하는 호텔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호텔업계는 이를 '수요 폭증에 따른 서비스 품질 유지 방침'이라고 설명합니다. 야외 수영장을 체육시설업의 '수영장업'으로 신고할 경우, 안전 요원 상주 의무와 관리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숙객에게도 비용을 분담시킨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설명이 석연치 않습니다. 호텔 객실료 50만 원을 지불했는데 수영장을 이용하려면 1인당 12만 원을 더 내야 한다면 여러분은 기분이 어떠실까요? 최근 국내 특급 호텔들이 도입한 '부대시설 유료화'가 호캉스족들 사이에서 새로운 불만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호텔의 부대시설 유료화 현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서울 신라호텔: 야외 수영장 성인 1인 12만원
- 반얀트리 호텔: 수영장 입장료 8만 3,500원
- 몬드리안 호텔(이태원): 8만원
- 워커힐 호텔: 5만원
- 인천 네스트 호텔: 최대 5만 2,000원
지방 호텔들도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가 묵었던 강원도 호텔도 예약 어플 하단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글씨로 '주말 추가요금 발생 가능'이라고 적어뒀더군요. 이런 식의 표기는 소비자 기망에 가깝다고 봅니다.
해외 유명 호텔은 수영장 무료 제공이 기본
반면 해외 유명 호텔들은 투숙객에게 수영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와이 셰러턴 와이키키 호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프랑스 파리의 몰리터 호텔 모두 야외 수영장을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리나 베이 샌즈의 인피니티풀(infinity pool)은 건물 옥상에 설치된 수영장으로, 수평선과 수면이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시각 효과를 주는 고급 시설입니다. 그런데도 투숙객이라면 무료입니다. 투숙객에게는 이런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수 있는 권리라고 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해외 호텔들은 부대시설을 '고객 유치를 위한 투자'로 보는 반면, 국내 호텔들은 '추가 수익원'으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한 국내 호텔 관계자는 "해외 부대시설과 비교는 상품 특성이 달라 정확하지 않다"며 "특급호텔의 경우 야외 수영장을 상품으로 맞추고 있어 유료로 운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출처: 뚜벅뚜벅). 하지만 저는 이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해외 호텔들은 왜 수영장을 '상품'으로 보지 않는 걸까요?
실제로 제가 강원도 호텔 사우나를 이용하면서 느낀 건, 시설 자체가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평범한 사우나에 1만 5,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니, 여행 분위기를 깨기 싫어서 그냥 지불했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게다가 예약 당시에는 '투숙객 무료'라고 분명히 들었거든요.
소비자 불만 고조, 가성비 없는 호텔에 발길 끊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내 호텔의 부대시설 유료화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유료화를 할 거면 다른 유료 풀장과 비슷한 수준의 놀거리나 서비스를 제공해라", "음식물 반입은 금지하면서 호텔에서 파는 음식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불만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호텔 수영장 내에서 판매하는 간단한 음료나 스낵은 일반 카페보다 2~3배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 음식 반입을 막아놓고 비싼 가격을 받는 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처사입니다.
한 누리꾼은 "자국민이 호구인가", "이러니 다들 해외로 나가는 거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경기 불황으로 여행업계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 원인이 단순히 소비 심리 위축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국내 호텔들이 투숙객을 '단기 수익원'으로만 보고, 장기적인 고객 만족은 뒷전으로 밀어두는 게 더 큰 문제 아닐까요?
여행업계 불황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돌리기 전에, 호텔업계부터 운영 방침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가성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매출 감소를 탓하는 건 본말이 전도된 태도입니다. 저는 앞으로 호텔을 예약할 때 부대시설 이용 조건을 더 꼼꼼히 확인할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예약 전에 작은 글씨로 숨겨진 '추가요금 조항'이 없는지 반드시 체크하시길 권합니다.
국내 호텔들이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투숙객 중심의 서비스 체계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결국 발길을 끊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호캉스'라는 단어 자체가 '비싸고 가성비 없는 여행'의 대명사로 전락할지도 모릅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2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