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붉은누룩 사건 (로바스타틴, 전량 회수, 건강식품)

여행용 고추장

지난 3월 일본에서 붉은누룩을 섭취한 후 신장질환으로 입원한 사람이 26명으로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저도 일본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어서 이 뉴스를 접했을 때 깜짝 놀랐는데요. 건강식품이라고 믿고 먹었던 제품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일본은 건강식품 시장이 크고 관광객들도 드럭스토어에서 영양제를 많이 구매하는 나라라서, 이번 사건이 더욱 우려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붉은누룩의 양면성, 로바스타틴과 시트리닌

붉은누룩(紅麴)은 쌀 같은 곡류에 붉은누룩균을 번식시켜 만든 것으로, 예전부터 식품 착색료나 건강보조식품 원료로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일본에서는 붉은누룩에 포함된 '로바스타틴(Rosuvastatin)'이라는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건강식품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로바스타틴은 스타틴계 약물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하지만 문제는 붉은누룩에 좋은 성분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시트리닌(Citrinin)'이라는 곰팡이 독소가 함께 생성될 수 있는데, 이 물질은 신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시트리닌은 콩팥 세포를 직접 손상시켜 급성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물질로, 식품 안전 분야에서 엄격히 관리되는 성분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고바야시 제약을 비롯한 일본 내 52개 기업이 시트리닌 함량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거나 관리하지 않은 채 제품을 판매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저는 평소 영양제를 구매할 때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편인데요. 그 이유가 바로 이런 경우 때문입니다. 좋은 성분만 강조하고 부작용 가능성은 숨기는 제품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특히 해외 제품은 성분 표기 기준이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량 회수가 어려운 이유와 파장

고바야시 제약은 사건이 불거진 직후 자사 제품 5종을 자진 회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문제가 된 제품은 '붉은누룩 콜레스테롤 헬프' 등으로, 2021년부터 일본 내 드럭스토어에서 판매되어 누적 판매량이 110만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연간 매출만 약 6억 엔, 한화로 53억 원 규모였다고 하니 상당히 큰 시장이었던 셈이죠.

더 큰 문제는 고바야시 제약이 붉은누룩 원료를 다른 식품 회사들에도 공급해 왔다는 점입니다. 2016년부터 52개 기업에 원료를 납품했는데, 이들 회사는 붉은누룩을 이용해 술, 과자, 젓갈, 치즈 제품 등 다양한 식품을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주류 회사 다카라 주조는 '송죽매 시라타케쿠라미오 프리미엄로즈'라는 일본술을, 후쿠오카의 한 업체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농축 치즈 센베'를 회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오징어 젓갈, 아몬드 과자 등 예상치 못한 제품들에까지 붉은누룩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가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드럭스토어에서 건강식품이나 과자를 구경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는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게만 봤지, 이런 위험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관광객들은 제품 성분표를 자세히 읽기 어렵고, 현지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라면 무심코 구매하기 쉬운데 이런 점에서 이번 사건이 더 심각하게 느껴집니다. 전량 회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소비자 손에 들어간 제품, 특히 해외 관광객이 구매해 간 제품까지 추적하고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입니다.

해외여행 시 건강식품 구매, 이것만은 확인하세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외여행 중 건강식품이나 약품을 구매할 때 주의할 점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저 역시 지난 여름 일본 여행을 했을 때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1. 현지 약국이나 드럭스토어에서 약이나 건강식품을 구매하지 않기.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고, 부작용 발생 시 대처가 어렵습니다.
  2. 비상약은 한국에서 미리 챙겨가기. 해열제, 소화제, 설사약, 두통약, 연고, 밴드 등 기본 상비약을 작은 파우치에 담아가면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3. 여행지에서 생식이나 익히지 않은 음식 주의하기. 특히 여름철에는 회나 날것을 피하는 게 안전합니다. 저도 회를 좋아하지만 여름 일본 여행에서는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4. 영양제는 국내 제약사 제품 구매하기. 온라인 쇼핑몰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지만,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저는 일본 여행 중 주로 우동이나 튀김 같은 조리된 음식을 먹었고, 입맛이 안 맞을 때를 대비해 고추장, 즉석밥, 컵라면을 챙겨갔습니다. 요즘은 여행용 고추장이 치약 모양으로 나와서 휴대하기도 편하고, 외국에서 먹는 고추장 비빔밥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저녁에 숙소에 들어와 배가 고플 때 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으면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제 와이프도 평소 영양제를 자주 먹는데, 지난번 올리브 오일과 마그네슘 영양제를 구매할 때 해외 유명 브랜드 대신 국내 제품을 선택하는 걸 봤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면 약국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그만큼 하나하나 성분 표시를 확인하고 신중하게 선택하더라고요. 저도 이번 일본 붉은누룩 사건을 보면서 그런 신중함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일본 정부와 고바야시 제약은 현재 제품 회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미 유통된 110만 개의 제품을 모두 회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특히 관광객들이 구매해 간 제품은 추적 자체가 어렵습니다. 만약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오셨고 드럭스토어에서 붉은누룩 관련 제품을 구매하셨다면, 즉시 섭취를 중단하고 폐기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일본 내 52개 기업이 붉은누룩 원료를 공급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건강식품뿐 아니라 술이나 과자 같은 가공식품도 주의 대상입니다. 건강식품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위험 성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 건강을 지키려다 오히려 해칠 수 있다는 교훈을 이번 사건이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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