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소리길 철거 논란 (김천시, 음주운전 뺑소니, 공공 예산)

김천 연화지

유명인의 이름을 딴 거리가 범죄자의 거리로 전락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천시가 2억 원을 들여 조성한 '김호중 소리길'이 바로 그런 상황에 놓였습니다. 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 거리의 존폐 여부를 두고 지역사회가 뜨겁게 갈라서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상주곶감축제를 다녀오는 길에 이곳을 방문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 논란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김천시가 2억 원을 투입한 김호중 소리길의 실체

김천시는 김호중이 졸업한 김천예술고등학교 일대를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기 위해 약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김호중 소리길'을 조성했습니다. 이 거리에는 가수의 사진과 함께 벽화, 포토존 등이 설치되었고, 2023년에는 약 10만 명의 팬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합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셈입니다.

제가 이 거리를 방문했을 때는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벽화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여행 중 잠시 쉬어가는 코스로 들렀는데, 커피를 사서 천천히 거리를 걸으며 구경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근 상가들도 보라색 간판으로 통일하고 '김호중 팬클럽의 집'이라는 포스터를 내걸며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상인들은 "팬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고마웠다"며 "시간이 지나면 다시 활동할 텐데 철거하면 손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인(公人)이라는 개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 공인이란 공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며,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받는 존재입니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후 정차 중인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로 현재 구속 상태입니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출처: 법제처). 일부에서는 "나중에 다시 활동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범죄 사실 자체가 변하는 건 아닙니다. 

음주운전 뺑소니, 지역 이미지 훼손 우려

김천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연일 올라오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범죄자를 옹호하는 김천시를 다시 방문하지 않겠다는 의견
  2. 음주운전은 백번 양보해도 이를 숨기기 위한 범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지적
  3. 김호중 소리길을 그대로 두면 김천시가 음주운전을 조장하는 지자체로 보일 것이라는 우려

실제로 관광객들의 반응도 싸늘합니다. 한 관광객은 "범죄자의 길을 그대로 두면 김천이라는 지역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관광객은 "원래 벚꽃으로 유명했던 곳이니 철거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연화지에서 공연하는 한 공연자는 "구속 전까지는 관광객이 꽤 있었는데 최근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김호중 소리길보다 김천의 연화지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연화지는 벚꽃 시즌이 되면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벚꽃 시기가 아니었지만, 연못을 따라 조성된 벚나무들을 보며 개화기를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수많은 연잎 사이로 피어오른 연꽃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았습니다. 연화지 주변 연잎밥 전문점에서 각종 채소와 나물, 연잎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관광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 개인의 명성에 기댄 거리보다는 지역 고유의 자연 경관과 역사가 훨씬 지속 가능한 자산입니다. 김천시는 철거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판단하겠다"며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법의 심판을 받은 상황에서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있을까요?

공공 예산 사용의 정당성과 대안 제시

제가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공공 예산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김천시가 2억 원을 투입해 한 개인 가수의 거리를 조성한 것 자체가 적절했는지 의문입니다. 역사적 위인도 아니고 국가에 특별한 공헌을 한 것도 아닌, 개인의 영광을 위해 활동하는 연예인을 위해 세금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납세자로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공공재원(公共財源)이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재원을 뜻하며, 공익(公益)을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개인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쓸데없이 연예인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서 2억이라는 돈을 투입 하는것 보다는 차라리 그 돈으로 불우이웃을 돕거나 연화지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데 사용했다면 훨씬 의미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천시가 이번 기회에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과 자연 자원을 활용한 관광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가수가 좋아서 철거하지 말라"고 주장하지만, 개인의 취향과 공공의 이익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범죄자를 기념하는 거리를 그대로 두는 것은 지역 이미지에 치명적입니다. 차라리 그 자리에 독립운동가나 지역 출신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국가보훈처 자료에 따르면 김천 출신 독립운동가도 상당수 존재합니다(출처: 국가보훈처).

김천시는 하루빨리 철거 결정을 내리고, 향후 공공 예산을 사용할 때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개인의 명성은 언제든 추락할 수 있지만, 지역의 역사와 자연은 영원한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유명인에 기댄 단기적 관광 전략보다는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 방안을 고민하길 바랍니다.

김천에는 연화지라는 아름다운 관광지가 이미 존재합니다. 굳이 범죄자의 이름을 내건 거리를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철거 후 그 예산과 공간을 지역 고유의 가치를 살리는 데 사용한다면, 김천은 훨씬 매력적인 관광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사회가 현명한 선택을 내리길 기대합니다.

--- 참고: https://www.tourtoctoc.com/news/articleView.html?idxno=5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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