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예수상 한복 (브라질 수교, 프로젝션 매핑, 문화외교)

브라질 수교

와이프가 갑자기 브라질 리우 예수상이 한복을 입었다는 뉴스를 보여주길래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리우 예수상이라면 높이가 30미터가 넘는 거대한 조형물인데 어떻게 한복을 입혔을까 싶었거든요. 자세히 보니 밤에 한복 영상을 투사한 것이었는데, 브라질과 한국의 수교 65주년을 기념해 2024년 6월 7일 밤에 진행된 특별한 문화 행사였습니다. 예수상에 한복 이미지가 비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니, 그날 저녁 저희 부부는 치킨과 맥주를 곁들이며 한참 동안 이 뉴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브라질 수교 65주년, 리우 예수상이 한복을 입다

한국과 브라질은 1959년 10월 31일 수교를 맺은 이후 올해로 6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주브라질 한국문화원과 주브라질 한국대사관, 경남 진주시 그리고 브라질 문화기관인 스쿠올라 디 쿨투라가 함께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리우데자네이루의 상징인 예수상에 한복 이미지를 투사하는 프로젝션 매핑 행사였습니다.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이란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서 그 대상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술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건물이나 조형물을 거대한 스크린처럼 활용해서 영상을 비추는 기법이죠. 저는 예전에 브라질 여행을 갔을 때 리우 예수상을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언덕 위에 우뚝 솟은 그 거대한 모습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쳐다봤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부부는 서로를 쳐다 보면서 예수상의 크기가 엄청 크다 라는 말만 반복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예수상이 한복을 입은 모습이라니,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예수상은 한국의 오방색과 브라질 국기 색상을 상징하는 청색 철릭 도포를 입었고, 2024년 11월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로고 색상과 비슷한 초록색과 빨간색이 섞인 술띠를 맸습니다. 진주 실크 홍보대사인 이진희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한복 모형이었다고 합니다. 현지 언론들은 리우 예수상이 다른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습니다(출처: 농민신문).

프로젝션 매핑, 문화외교의 새로운 방식

사실 전통적인 문화 교류는 전시회나 공연 같은 형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활용해서 현지의 상징적인 조형물에 우리 전통 의상을 입힌다는 발상은 정말 신선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리우 예수상은 브라질 사람들에게 국가적 자긍심을 상징하는 장소이고, 그곳에서 한복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외교(Cultural Diplomacy)란 한 나라가 자국의 문화를 다른 나라에 알리고 이를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외교 방식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정부 간의 협상이나 경제적 교류를 넘어서, 문화를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죠. 제가 브라질 여행을 했을 때 현지인들이 한국 드라마와 K-pop을 언급하며 반가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문화가 먼저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니까, 그 다음 단계의 교류가 훨씬 수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때 저도 답례를 하기 위해 k팝을 따라 부르면서 춤을 추니까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정말 부끄러웠지만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한몫 했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와이프가 나중에 전해준 말이 있는데 춤은 못 췄지만 정말 잘했다고 말해줬습니다.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앞으로 재외한국문화원을 중심으로 양국 정부와 지자체, 현지 문화예술기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협력이 계속 이어진다면, 한국 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더욱 친근하게 받아 들여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프로젝션 매핑만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진주시는 브라질 니테로이 현대미술관 메인홀에서 '한국의 빛-진주 실크등' 전시를 6월 9일부터 8월 25일까지 개최했습니다. 진주 실크를 사용한 등불 터널, 3D 달 조형물, 진주시 관광 마스코트 '하모' 조형물, 그리고 한복 등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실크 명산지로서 진주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예전에 진주 여행을 가서 진주성과 남강 유등축제를 본 적이 있는데, 실크로 만든 등불들이 밤하늘을 수놓는 모습이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직접 등불을 만드는 체험에서 하나씩 만들어서 서로에게 원하는것을 적어서 등불을 띄운적이 있었습니다. 가끔 그때 무엇을 적었는지 물어봤는데 와이프는 여전히 비밀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안 가르쳐 주다라구요.

진주 실크는 오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전통 산업이고, 그 섬세한 질감과 광택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브라질 사람들도 진주 실크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복과 실크가 결합된 전시 콘텐츠는 우리 전통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 해석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기술과 디자인을 접목해서 새로운 형태로 선보이는 것, 이것이 바로 문화가 살아남고 발전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화외교와 해외에서 느끼는 애국심, 그리고 우리의 책임

저는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항상 느끼는 게 있습니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정말 맞더라고요. 공항에서 한글이 보이거나, 식당에서 한국어가 들리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갑니다. 이번에 리우 예수상에 한복이 투사된 영상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와이프와 저는 동시에 서로를 쳐다보며 감탄사를 연발했고, 그날 저녁 맥주를 마시며 마치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했습니다.

브라질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도 멀고, 역사적으로 특별히 깊은 인연이 있는 나라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성대한 문화 행사를 함께 준비하고, 브라질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에 우리 한복을 비춰준다는 것은 정말 각별한 예우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질 영부인도 한복을 입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양국 관계가 이렇게 우호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는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이제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한국을 대표한다는 책임감도 커졌다는 뜻이죠. 해외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다른 문화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외국인들은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도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항상 조심하려고 노력하는데, 우리 모두가 이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기
  2. 큰 소리로 떠들거나 무례한 행동 자제하기
  3. 쓰레기는 반드시 정해진 곳에 버리기
  4. 현지인들과 소통할 때 친절하고 겸손한 태도 유지하기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한국의 이미지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리우 예수상에 비친 한복처럼, 우리의 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아름답게 빛나려면 우리 스스로도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저는 문화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정치나 경제로는 좁히기 어려운 거리를 문화는 순식간에 좁혀버립니다. 브라질과 한국,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나라가 한복이라는 매개체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도 이런 문화 교류가 더 많이 이뤄지길 기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 역시 해외에 나갈 때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행동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 참고: https://www.nongmin.com/article/2024061050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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