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 트렌드 (배달음식, 퍼스널컬러, 메디컬투어)
솔직히 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뭘 하는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경복궁에서 한복 입고 사진 찍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최근 데이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외국인의 배달 음식 거래 건수가 전년 대비 175% 증가했고, 피부과 예약율은 무려 830%나 급증했습니다. 명동 쇼핑과 고궁 투어는 이제 한물 간 코스가 되어버렸습니다. 외국인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것들을 더 적극적으로 체험하고 있었습니다.
배달음식이 관광 필수코스가 된 이유
예전에 저는 외국인을 만나게 되면 먼저 회피를 했었는데 요즘은 먼저 다가갑니다. 며칠 전에도 길을 가다가 외국인이 길을 물어보길래 자연스럽게 길을 가르쳐 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있던 시절과는 다르게 요즘에는 외국인과 소통하는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게 특징입니다.
며칠 전 제가 사는 동네 편의점에서 외국인 두 명이 배달앱 사용법을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넷플릭스 K드라마에서 본 치킨을 꼭 시켜서 먹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크리에이트립 이라는 외국인 여행 플랫폼 데이터를 보면, 2023년 상반기 '배달'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 하반기 대비 165% 증가했습니다.
우리가 즐겨찾는 배달앱을 외국인들도 똑같이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용 빈도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고,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들을 외국 사람들도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한국의 대중적인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도 익숙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외국인들이 배달 음식에 열광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비빔밥이나 불고기 같은 전통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이 실제로 즐겨 먹는 치킨과 중화요리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겁니다. 이른바 '관광의 일상화' 트렌드인데, 현지인의 소비패턴을 따라 하며 진짜 한국을 느끼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입니다. 한양대 관광학부 정란수 교수도 "K문화 확산으로 한국인이 많이 접하거나 소비하는 것들을 따라 하려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출처: 투어앤컬처).
다만 외국인들이 아쉬워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배달앱 이용을 위해서는 한국 전화번호가 필요하고, 한국 결제 시스템에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난 그 외국인들도 결국 편의점에서 즉석 식품으로 대체했다고 하더군요. 이런 불편함만 해소된다면 배달음식 수요는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퍼스널컬러 진단과 메디컬 투어의 진화
제가 예전에 명동을 지나가다 외국인 관광객 무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화장품 가게 앞에서 직원에게 뭔가 열심히 물어보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뷰티숍 전체 거래 건수가 작년 대비 무려 130배 급증했는데, 그 중심에 바로 퍼스널컬러 상품이 있었습니다.
퍼스널컬러란 개인의 피부 톤을 전문가가 진단해, 그에 어울리는 색상과 화장품, 스타일링을 컨설팅받는 1대1 맞춤 프로그램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내 피부에 가장 잘 맞는 색깔을 찾아주는 서비스인데, K팝 아이돌들의 완벽한 메이크업을 보고 자란 외국인들에게는 필수 체험 코스가 되어버렸습니다.
실제로 서울 강남에 위치한 '컬러오브유'의 조문주 대표는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으로 '퍼스널 골격 진단'까지 추가했다고 합니다. 골격 진단이란 개인의 체형에 따라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로, 컬러 진단과 함께 받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토털 스타일링이 완성됩니다. 여기에 개인 분위기에 맞춘 향수 조향 체험까지 더해지니,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겁니다.
제 생각에 이 트렌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건 K뷰티의 영향이 큽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에 오면 반드시 화장품을 구입하고 연예인처럼 화장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여행 첫날 퍼스널 컬러를 진단 받고, 남은 일정 동안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과 옷을 사는 똑똑한 소비 패턴까지 생겨났습니다.
솔직히 몇 년 전만 해도 강남 성형외과 앞에서 외국인을 보는 게 흔한 일이었습니다. 의료 관광 이라는 이름으로 성형수술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 유행이 많이 사라지고 K뷰티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입니다. 예전처럼 성형의 인기는 줄어들었지만 한국의 선진화된 의료 기술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 예약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서 한국에 오면 반드시 화장품을 구입하고 연예인을 따라서 화장을 하는 또 다른 문화를 만들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2024년 1~2월 기준 크리에이트립 데이터를 보면, 성형외과 거래 건수와 거래액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20%, 270% 증가했는데, 그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필러, 보톡스, 리프팅 같은 쁘띠시술이 중심입니다.
쁘띠시술이란 메스를 대지 않고 간단하게 받을 수 있는 비수술적 시술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주사 한 방으로 끝나는 시술인데, 단기간에 시술과 회복이 가능해서 여행 일정에 부담이 없습니다. 외국인들은 주로 3~5일 정도의 짧은 여행 기간 동안 방문하기 때문에, 회복 기간이 긴 수술보다는 당일 시술 후 바로 관광이 가능한 쁘띠시술을 선호하는 겁니다.
더 흥미로운 건 피부과 진료 수요의 폭발적 증가입니다. 피부과 예약률이 작년 동기 대비 약 830% 증가했는데, 여드름 치료, 스케일링, 제모 같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들이 인기였습니다. 일본인 관광객들의 이용률이 특히 높았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건 K뷰티 열풍과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한국 연예인들의 완벽한 피부를 동경하며, 그 비결을 직접 체험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반영된 거죠.
치과와 안과 같은 의료 분야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치과 예약률은 작년 동기 대비 약 450% 증가했고, 거래액도 400% 늘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라식 수술은 짧은 수술 시간과 빠른 회복이라는 장점 덕분에 메디컬 투어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크리에이트립은 아예 '원데이 메디컬 트립' 상품을 출시해, 피부과 리프팅, 치과 스케일링 등을 관광 상품으로 패키지화 하고 있습니다.
K팝 레코딩부터 신점까지, 체험의 다양화
제가 최근 홍대 근처를 지나가다 신기한 광경을 봤습니다. 한 레코딩 스튜디오 앞에 외국인들이 줄을 서 있더군요. 알고 보니 K팝 노래를 직접 녹음하는 체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서울의 헤마스튜디오 같은 곳에서는 유명 가수 앨범 제작 경험이 있는 디렉터가 직접 외국인 관광객과 호흡을 맞추며 레코딩을 진행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K팝이나 드라마 OST를 커버하며 추억을 만드는 거죠.
더 놀라운 건 신점과 사주카페의 인기입니다. 영화 '관상'과 '파묘' 같은 K콘텐츠에서 한국의 무속 신앙을 접한 외국인들이, 실제로 사주와 역학, 관상, 신점까지 체험하기 위해 찾아오고 있습니다. 한 독일인 관광객은 서울에서 무당에게 신점을 본 후 "선녀님의 통찰력이 섬뜩할 정도로 정확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무속신앙 투어', '신점 투어' 같은 이색 프로그램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K팝 댄스 원데이 클래스, 인생네컷 사진 촬영, 한국식 프로필 사진 스튜디오 체험 같은 것들도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특히 인생네컷은 다른 나라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라서, 외국인들이 다양한 프레임과 보정 스타일을 미리 선택해 자기 취향에 맞는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이런 트렌드 변화의 핵심은 '경험 소비'입니다. 과거처럼 단순히 관광지를 보고 기념품을 사는 수동적 관광이 아니라, 한국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직접 체험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능동적 관광으로 완전히 바뀐 겁니다. 외국인들은 이제 한국인보다 더 한국 다운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합니다. 외국인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글맵이 한국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카카오맵이나 네이버 지도를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
- 서울 외 지방으로 이동할 때 버스 터미널과 기차역의 외국인 안내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
- 배달 앱이나 각종 한국 앱의 결제 시스템이 외국인에게는 여전히 복잡하다는 점
그 외에도 한국 전통문화를 배우는 외국인이 많아졌으며 오히려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 사람같은 외국인이 우리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이 제가 볼 때는 음식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볼 때 한국 음식의 수많은 반찬은 한마디로 말하면 신기루 라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요즘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조리된 음식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어서 외국인의 입맛에도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이 생활하기 편하게 인프라만 개선된다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훨씬 더 높아질 겁니다. 제가 해외여행을 했을 때 현지인들이 보여준 친절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처럼, 우리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줘야 합니다. 그들이 한국에서 겪는 작은 불편함 하나하나가 개선될 때, K문화의 진짜 저력이 발휘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